방송국 스튜디오
신청곡 /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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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나무의 추억 채 호기 투명한 햇빛으로 들끓는 텅 빈 정적 속에서 모가지를 꺽고 툭툭 떨어지는 붉은 꽃들은 결코 네 얼굴이 아니다, 네 피가 아니다. 한여름 잎들의 샤워 꼭지에서 짙은 그림자를 쏟아 붓는 진초록 그늘이 한결 너 답다. 머리카락 그림자를 깊게 빨아들인 너의 얼굴, 검푸른 수면에 무지개빛 반짝이는 기름을 띄운 듯 너의 얼굴에 햇빛 조각들이 가볍게 떠돈다. 햇빛 조명이 정오의 적막함을 밝게 비추고 불붙은 뜨거운 공기 사이로 짙푸른 잡풀들이 몸을 비튼다. 온갖 날벌레들의 날개 소리만이 귓속에 가득해서 거기 너로부터 아득히 먼 곳으로 나는 허공을 날개짓도 없이 날아왔다. 저기 저 아래 바다 위에 촘촘히 떠 있는 섬들은 내가 네 밑에 물결처럼 드러누웠을 때 덮은 출렁이는 너의 진초록 잎들 같다. 올려다본 하늘 바다에 별이 된 너의 섬들, 섬으로 떠 있는 너의 잎들. 네게서 멀리 떠나왔을 때, 나도 모르게 나는 열매처럼 너의 이름을 입안에 넣어 본다. 너의 맛을 모른다고는 할수 없겠지. 하지만 이 여름.. 나는 결코 너의 이름을 입 밖으로 뱉어낼 수가 없겠구나. 안녕, 나의 진초록들이여. 지난 여름 날의 뜨거운 태양아래 묵묵히 버티어온 나무를 생각하며 온갖 천둥, 번개, 우박에 찢기고 다쳐도 그 푸르름 변치 않고 열매 맺는 나무의 우직함이 한없이 아름답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갈수록 성숙하게 녹아나는 나무의 근성을 본 받아 그의 마르지 않는 뜨거운 참 사랑도 기억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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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롤0(@sissy098)2010-06-08 10: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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