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스튜디오
신청곡 / 사연
-
우리말 왜곡에 앞장서는 사람들 요즘 방송을 듣다보면 아나운서나 해설자, 또는 방송출연자들이 방송 중에 우리말 문법에 어긋나는 말들을 서슴없이 하는 것을 종종 보거나 듣는다. 듣기가 거북하다. 방송 용어는 수용자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올바른 용어와 문법 사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표준말 전령사격인 아나운서들조차 엉터리 말을 써대니 여간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우리말 왜곡 행태는 이중 수동형의 범람현상이다. 예컨대 적지 않은 아나운서들이 이런 표현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가 여전히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문장에서 틀린 표현은 무엇일까. 바로 마지막에 나온 술어 ‘..보여집니다’이다. 이 ‘보여집니다’가 왜 틀렸는지 알아보자. 이 용어의 원형은 ‘보다’이다. 원형 동사 ‘보다’를 수동으로 만들면 ‘보이다’이다. 따라서 위 문장에서도 “...못할 것으로 보여집니다.”가 아니라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가 맞는 표현이다. 그런데도 왜 방송에서는 이런 틀린 표현을 버젓이 사용하는 걸까. 그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 기사를 쓴 기자나 기사를 읽는 아나운서들이 우리 국문법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서 그러하다. 즉 그들이 무식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바른 우리말을 정제해서 사용해야 할 아나운서들조차 우리 문법에 없는 이런 해적 용어를 쓸까. 그 것은 ‘보다’가 원형동사인데도 ‘보이다’가 원형동사인줄 착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래서 수동형 ’보이다‘에 다시 수동형 접미어인 ’지다‘ 또는 ’되다‘ 등을 멋모르고 하나 더 붙이는 것이다. 이런 류의 이중 수동형 서술어로는 ’판단되어지다‘, ’보여지다‘, ’생각되어지다‘, 추측되어지다’, ‘예상되어지다’ 등등이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런 해적판 용어를 쓰는 사람들은 이런 표현이 오히려 유식한 용어 표현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들은 인구어(印歐語 Indian-European Language)의 서술 표현이 수동형으로 돼있으므로, 은근히 우리말도 수동형으로 표현하는 것이 유식하게 보일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멀쩡한 우리말을 어거지로 이중 수동형으로 만들어 해적판 용어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이중 수동형을 처음 쓴 사람들은 아무래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부하거나 비즈니스한 사람들일 게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말을 은근히 영어식으로 표현해 그들의 유식함을 뽐내려 했다. 이 것을 주변에서 그대로 모방해 사용하다 보니 어느덧 방송계 사람들에게까지 전파된 것으로 판단된다. 공부에 게으른 일부 방송계 사람들이 덜컥하고 엉터리 해적용어를 검증없이 받아들인 결과다. 이중 수동형이 많이 나타나는 또 다른 분야는 번역서적분야다. 우리나라의 번역물은 원서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쪽이다. 그러다 보니 원서를 번역하는 번역자들이 우리말 번역을 영어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언어는 그 나라 말에 맞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언어 사용법이다. 영어는 영어 표현에 맞게, 우리말은 우리말 표현에 맞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는데 영어식으로 표현한 글은 한글이 아니라 ‘콩글리시’다. 이런 류의 번역물이나 번역자는 이류, 삼류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인구어의 특징은 주어가 분명하고, 서술 표현을 수동으로 하는 게 자연스럽다. 우리 말은 주어가 숨는 경우가 많고, 서술 표현은 능동태로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따라서 원서에서 수동으로 서술돼 있더라도 우리말로 번역할 때는 능동으로 태(態)를 바꾸는 것이 바른 번역 방법이다. 글쟁이라고 하는 기자의 첫 번째 역할은 기사를 잘 쓰는 것이다. 신문기자는 큰 어려움 없이 글을 그런대로 잘 쓴다. 그러나 방송기자는 신문기자에 비해 기사작성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첫째 입사시험의 난이도에서 차이가 난다. 또 입사 후 신문기자는 기사작성에 열심이지만, 방송기자는 기사작성보다는 카메라와 마이크 들고 엔지니어적인 기능과 역할을 많이 한다. 그 결과 방송기자는 시간이 촉박한 사건기사나 장문의 해설기사, 분석기사 작성에 약점을 보인다. 기사작성 능력에서 신문기자와 방송기자 간의 차이를 확인하려면 시사월간지 기고자를 분석해보면 잘 드러난다. 월간조선, 신동아, 월간 중앙 등 주요 시사월간지 기고자들을 살펴보면, 사회 저명 인사들과 전·현직 기자들이 많다. 눈여겨 볼 것은 기자들이 기고한 글을 보면 99% 이상 신문·통신 기자들이 쓴 것들이다. 필자는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약 8-9년 동안 신동아에 1년에 2-3회 정도 글을 게재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때 이후 지금까지 방송기자 출신이 주요 시사 월간지에 글을 게재한 것을 보지 못했다. 필자가 과문한 것인지 모르지만, 방송기자 글은 정말 드물다. 언론 문장은 그것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다른 어느 글보다 신중하고 올바르게 써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방송 종사자들은 지금부터라도 바른 우리말 쓰기에 남다른 열성과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이중수동형 같은 말 같지 않은 해적 용어를 쓰지 말고 우리말 순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지도층이 솔선수범을 보이지 않는 한 대중들도 언어 순화에 동참하지 않는다. 인터넷 언어에도 해적판 언어의 남용이 심각하다. 특히 "...하세요"를 "...하세여.'로 사용하는 사례는 정말 짜증날 정도로 성가시다. 그런 언어를 사용하면 그 사람의 사이버 모습이 좋지않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겠다. 존칭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근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세여....'를 왜 써야 하는지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언어의 품격이 있다. 올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위를 나타내준다. 모두가 품위있는 주체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2009. 7. 18.
16
지그gigue(@gigue400)2010-10-16 11:01:05
|
신청곡 giovanni,marradi - autumn leaves |
|
사연 |
댓글 0
(0 / 1000자)
- 쪽지보내기
- 로그방문

브라우저 크기를 조정해 주시거나
PC 환경에서 사용해 주세요.

개
젤리 담아 보내기 개
로즈 담아 보내기 개





막사 (LV.2)








































0
0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