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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킬의 애송시-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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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킬(@huan)2010-12-11 18:14:44


너에게 묻느다
안 도현
연탄재 한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안 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나는
반쯤 깨진 연탄
안 도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은 것이다
나를 끝닿는 데까지 한번 밀어붙여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서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 위에
지금은 인정머리 없이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래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받는 순간이 오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이제는 연탄불 구경하기도 쉽지 않아서 인지,
추워지는 이 겨울에 더욱 그리워지는 연탄불 입니다.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을 지라도
연탄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연탄불 사진은 patZzi님께서 주신 사진입니다.
patZzi님께 감사드리며,
지오클래식 가족 모든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한 겨울 보내시길 바람니다.
연탄 한장의 마지막 연을 추가하면서
안 도현님의 연탄을 노래한, 세번째 시인
"반쯤 깨진 연탄" 을 추가해 올림니다.
세편의 연작시로 형태로 안도현님의 연탄을 느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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