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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 /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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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풍(擧風) 옛 선비들은 아주 기막힌 피서법을 즐겼다. 그들은 한여름이면 인근 계곡이나 정자의 양지바른 곳에서 아랫도리를 완전히 노출시켜 바람을 쐬었다. 일년 내내 바깥 세상을 구경하지 못하는 사타구니에 모처럼 햇볕을 쬐어주고 시원한 바람을 맞게 했다. 자연을 이용해 그 곳의 습기를 말끔히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이름하여 거풍(擧風)이라는 피서방법이다. 외양을 단정히 하고 피부노출을 꺼리던 당시의 풍습을 감안할 때 이런 피서방법은 가히 ‘외설적 노출’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피서를 명분으로 남자들만의 공간에서 서로 친분도 쌓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지혜를 짜낸 것이다.   한여름이 이제 코앞이다. 모두들 더위를 어떻게 피할까 하고 벌써부터 걱정이다. 요즘은 노출피서가 유행인 듯 하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 노출벽이 두드러진다. 어떤 때는 오히려 보는 사람이 눈 둘 곳을 몰라 당황해할 때가 있다. 가슴과 팬티가 거의 보일듯 말듯 하는 상의와 짧은 치마는 그들에게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다. 누군가 이런 우스개 소리를 했다. “걔들이 보여준다는 데 안보는 것도 실례가 되니 부지런히 봐주어야 하지 않겠나...”   문제는 이런 노출벽이 우리에게 몇 가지 사회적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는 그런 옷차림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젊은 처녀의 배꼽이나 하체를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또 그렇게 과다노출한 본인의 전체적인 균형미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상적으로 옷을 입었을 때보다 오히려 떨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둘째는 과연 본인이 과다노출의 옷을 자신의 개성에 맞게 입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유행으로 입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체형에 맞게 입거나 개성을 잘 살려서 입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데 상당수의 젊은 여성들이 그저 유행 따라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의 체형에 맞게, 그리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옷을 가꾸어 입으면 세련되거나 품위 있는 여성으로 보인다. 그냥 유행 따라 옷을 입으면 뭔가 부족하거나 조화스럽지 못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과다노출은 이런 부조화의 대표적인 모습 중의 하나다.   그들은 어쩌면 유행의 최첨단을 걸음으로써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거나 앞섰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런데 남들보다 우월하거나 앞서는 건 유행을 빨리 걷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실 없는 겉모습의 찬란함은 허상에 불과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음에서 우러난다. 과다노출해 보일듯 말듯 입어서 그 사람이 아름다워 지는 건 아니다. 유행의 첨단을 걷는다고 그가 우월해지는 건 더구나 아니다. 아름다움과 우월함은 그 사람의 내적 미와 인품이 조화롭게 갖춰져 있을 때 가능하다. 에리히 프롬은 “유행에 민감한 사람은 대부분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유행의 첨단을 추종함으로써 자신의 열등함을 보상받으려는 콤플렉스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파했다.   과다노출 젊은이들이 프롬의 말처럼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주위 시선을 끌기 위해 과다노출에 매달릴 게 아니라 자신의 내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오늘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이 오히려 자신을 남들보다 우월한 존재로 자리매김되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1. 6. 13.

    16
    지그gigue(@gigue400)
    2011-06-13 12: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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