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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씨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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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가름길p(@parkclimber)2011-12-16 13:00:11
플씨님께 허락은 안 받았지만, 이해 하시리라 믿습니다. ^^
좋은 글은 많은 사람들이 보시면 좋을것 같아서요."
정신없이 다그치는 연말의 분망함 속에서
모처럼 발라낸 짧은 망중한의 시간,
텅 빈 듯한 머리로 무심코 묵은 잡지책을 뒤적이다...
가을걷이 끝나 휑하니 너른 벌판에
외다리 깊숙이 빠져 오도가도 못한 채...
주황빛으로 잦아드는 석양을 한 짐 잔뜩 등에 진
외로운 표정의 허수아비를 만났습니다.
한참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어요...
마치 거울을 마주한 듯
허수아비는 어쩌면 그리도 저와 꼭 닮아 있던지요.
제 힘으로는 결국 저 있는 곳을 벗어나지 못해
온종일 두 팔 가득 벌리고 서서...
찢어진 저고리 고름에 가누지 못할 절절한 그리움 적어
스치는 갈바람 편에 하릴없이 부쳐보는...
그랬어요...
불그레 열에 들떠 시름시름 앓고 있는 노을은
허수아비 제 몸집에 비해
너무 크고 버거운 그리움의 무게 같았습니다...
좀 이르게 나선 오늘 아침 출근길은 몹시 차겁더군요.
못다 식은 지난 여름의 기억은 간데 없고...
나목의 된 플라타너스의 남루한 가지들...
옹송그린 어깨로 바람과 함께 두런두런 서성대며
이제 눈에 밟히기도 아까운 낙엽이 제 발자국을 피하고 있는 듯해서
가만가만 내딛는 걸음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얇은 코트를 함부로 헤치고 스미는 찬 바람에
부르르 진저리를 치면서
저는 또 어쩔 수 없이 그대를 생각했지요.
추위를 유난히 견디지 못하는 제게 건네오던
그대의 그 편안한 따스함을요...
마음은 이렇게 끊임없이 그대 곁을 맴돌고 있으면서도
차마 소리내어... 그립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겨울이려니...
겨울이어서 그러려니...
겨울로 떠나려 해서 더더욱 간절히 보고프려니...
아무렇지도 않게 씩씩해 보이려 했지마는
깊어진 겨울이 얇게 저며낸 제 감정의 편린들은
그만 몸져 누워 버리고 말았습니다...
씩씩해 보이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견디어내야 하는 아픔의 시간들이
몇 곱절길다는 것을 진작 알아챘어야 했어요...
그대도 저만큼 긴...
아픔의 시간들 속에 갇혀 있는지... 새삼 궁금해졌습니다...
저 못됐지요...
그대가 편안하게 지내길 원하기 보다
최소한 저만큼이라도 아파 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
그러면서도...
[ 초록이 지쳐 ] 단풍 든 이 계절에
성큼 다가와 내밀어주는 따스한 손의 임자가
바로 그대였으면...하는
제 마음마저 숨길 수는 없었답니다...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에...
그만 정신을 놓아버리게 아름다운... 그래서...
당분간은 아무 것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억새들을 보러 가고 싶습니다...
그 곳엘 가면...
젖빛 포근한 억새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들려주는
그대 소식 한 자락... 들을 수 있을는지요...
- 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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